주사피부염 홍조, 저는 언제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을까요?

얼마 전 우연히 1년 전 사진을 봤는데, 제가 보고도 깜짝 놀랐어요. '내가 저때 저렇게 빨갰었나' 싶더라고요. 그때도 홍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매일 보던 얼굴이라 생각보다 심했다는 건 잘 못 느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사진으로 비교해 보니까 변화가 훨씬 크게 보이더라고요. 매일 거울로 보는 얼굴은 조금씩 변해서 잘 모르는데, 사진 한 장은 그 변화를 한눈에 보여줬어요.

주사피부염이 생기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증상을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저는 홍조보다 열감이었어요.

얼굴이 계속 뜨겁고, 트러블까지 같이 올라오니까 사실 그때는 얼굴이 빨간 건 크게 신경 쓸 여유도 없었어요. '제발 이 열감이랑 트러블만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 생각뿐이었거든요.

그래도 거울을 볼 때마다 볼 쪽은 항상 붉어져 있었어요. 열감이 심한 날은 더 빨갰고, 조금 괜찮은 날에도 홍조는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제 홍조가 언제부터, 그리고 어떻게 줄어들기 시작했는지,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릴게요.


처음에는 홍조를 없애는 것보다 가리는 데 집중했어요

피부가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하니까 그제야 홍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트러블은 많이 줄었는데 볼이 계속 붉으니까, 이제는 깨끗한 피부를 갖고 싶다는 욕심이 슬금슬금 생기더라고요. 아이러니하게도 피부가 좋아지기 시작할수록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 게 홍조였어요. 급한 불이 꺼지니까 남은 게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가장 먼저 했던 건 치료가 아니라 홍조를 가려주는 제품을 찾는 것이었어요. 핸드폰으로 검색만 몇 시간을 했던 기억이 나요. '홍조 잘 가려지는 제품'이라는 검색어도 정말 많이 쳤던 것 같아요.

홍조를 잘 커버해준다는 제품들을 하나씩 사봤어요. 대표적으로 닥터자르트 시카페어 타이거 그래스 컬러 코렉팅 트리트먼트도 써봤고, 에르보리앙 CC 레드 코렉트도 직접 사용해봤어요.

둘 다 홍조 보정으로 유명한 제품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결과는 생각과 달랐어요. 제 피부에서는 각질이 심하게 부각됐고, 얼굴에서 바른 부분이 들뜨더라고요. 발라놓고 몇 시간 지나면 오히려 각질 사이로 붉은기가 더 도드라져 보였어요. 차라리 안 바른 게 나았나 싶을 정도로요. 어떤 날은 바르자마자 각질이 너무 부각돼서 다시 세안하고 쌩얼로 외출한 적도 있었어요.

그때는 제품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품 문제가 아니라 아직 제 피부가 화장을 받아들일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결국 닥터자르트 제품은 친구에게 줬고, 에르보리앙은 몇 번 쓰다가 지금도 화장대 서랍에 그대로 남아 있어요.


홍조를 가리기보다 피부를 먼저 안정시키기로 했어요

그때부터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홍조를 가리는 데 계속 시간을 쓰는 것보다, 홍조가 생기는 피부 자체를 먼저 안정시키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두 제품을 바르며 나타난 피부 상태가 저한테는 나름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수란트라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화장품도 거의 다 끊었어요. 보습제 하나만 꾸준히 바르면서 최대한 피부를 쉬게 해줬고, 새로운 제품도 더 이상 시도하지 않았어요. 화장대를 거의 비우다시피 했는데, 그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어요.

이 과정은 수란트라 크림 후기와 화장품 추천 글에서도 좀 더 자세히 적어뒀어요.


홍조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았어요

많은 분들이 홍조는 언제 없어지나 궁금하실텐데, 솔직히 저는 '이날부터 홍조가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대신 피부가 안정되면서 열감이 줄어들고(→ 주사피부염 열감, 얼굴이 빨개지는 게 가장 무서웠습니다), 트러블이 사라지기 시작하니까 홍조도 조금씩 옅어졌어요. 정말 천천히요. 매일 거울을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몇 달 전 사진이랑 비교해 보니까 그제야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돌이켜보면 홍조가 먼저 좋아진 게 아니라, 피부 전체가 안정되면서 홍조도 함께 줄어든 것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홍조보다 피부 상태를 먼저 봅니다

지금도 아주 자세히 보면 원래 가지고 있던 약한 홍조는 조금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주사피부염이 심했을 때처럼 얼굴 전체가 붉어지거나 열감과 트러블과 함께 올라오던 홍조는 거의 없어졌어요. 지금은 비비크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톤 보정이 되는 상태예요.

예전처럼 홍조를 가리기 위해 이것저것 제품을 바르지는 않아요. 오히려 피부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홍조보다 피부를 먼저 회복시키는 게 중요했어요

저는 한때 홍조를 어떻게 가릴지만 계속 고민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홍조를 가리는 제품을 찾는 것보다 피부를 안정시키는 게 훨씬 먼저였던 것 같아요. 피부가 회복되니까 홍조도 자연스럽게 옅어졌고, 그제야 비비크림도 들뜸 없이 예쁘게 표현되기 시작했어요. 비비크림을 다시 쓰게 된 과정은 <주사피부염 비비크림 추천> 글에 따로 정리해뒀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홍조를 가리는 것보다 피부를 편안하게 유지하는 데 더 신경 쓰고 있어요.

물론 사람마다 원인과 증상은 다를 수 있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경험이지만, 저에게는 홍조를 억지로 가리는 것보다 피부를 먼저 회복시키는 과정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홍조가 좋아진 시점보다 피부가 편안해진 시점이 더 먼저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