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피부염을 처음 겪었을 때는 어떻게든 빨리 낫고 싶었어요. 네이버, 유튜브 맨날 검색해서 같은 증상 겪었던 분들 후기를 진짜 많이 찾아보고, 좋다는 건 거의 다 따라 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주사피부염 때 가장 후회했던 행동들은 따로 있었어요. 그리고 이건 결국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도 새삼 느꼈어요. 누군가한텐 좋아도 저한텐 안 맞는 게 있고, 저한텐 잘 맞아도 다른 분한텐 아닐 수도 있고요.
오늘은 제가 직접 겪으면서 '지금이라면 절대 안 할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해요. 혹시 지금 주사피부염으로 고생하고 계신다면,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1. 화장품을 계속 바꿨던 것
민감성, 예민성, 홍조 이런 피부에 좋다고 하면 스킨, 에센스, 세럼, 로션, 크림 할 것 없이 진짜 많이 사서 계속 발라댔어요. 그리고 조금만 따갑거나 안 맞는다 싶으면 바로 다른 제품 사서 또 시도하고, 그걸 반복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저는 피부를 치료하고 있던 게 아니라 그냥 화장품만 계속 바꾸고 있었던 거예요. 이 얘기는 <주사피부염 보습제 추천> 글에서 더 자세히 적었어요.
2. 각질 제거를 했던 것
이건 진짜 최악이었어요. 각질 제거는 저에게 가장 큰 후회로 남았습니다.
건강한 피부인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예민한 피부라면 각질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건 특히 안 좋은 것 같아요. 저도 당연히 화이트헤드, 블랙헤드 신경 쓰였고 하얗게 각질 올라올 때도 있었어요. 그 욕심 때문에 해면 스펀지로 각질 제거했다가 크게 재발했던 이야기는 <주사피부염 재발 후기>에 자세히 적었어요.
지금은 스킨패드로 닦아내는 것도 절대 안 하고, 각질 제거 자체를 아예 안 해요. 각질이 올라오면 그냥 보습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이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이 방법이 맞았어요.
3. 세안을 너무 열심히 했던 것
제가 세안 깨끗하게 하는 데 좀 심취해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메이크업이나 선크림 잔여물이 남아있으면 피부가 더 안 좋아질까봐 더 깨끗하게 씻으려고 했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하실 것 같은데, 화장했을 땐 포인트 메이크업 먼저 지우고 1차 세안, 2차 세안, 마지막엔 스킨으로 잔여물 없나 한 번 더 닦아냈어요.
선크림도 무기자차는 한 번에 잘 안 지워져서, 유튜브에서 많이들 추천하는 대로 클렌징 밀크로 1차 세안 후 약산성으로 2차 세안하는 방법을 따라 했어요. 근데 이것도 제 피부엔 과했어요. 그리고 깨끗하게 씻는다고 손에 힘줘서 오래 문지르는 것도 문제였는데, 이건 스스로 인식조차 못 하고 있었더라고요.
지금은 깨끗하게 씻는 것보다 자극 없이 씼는 게 더 중요하는 걸 알아요. 손에 힘 빼고 살살, 세안은 1분 넘기지 않게, 피부가 아플 땐 40초 이내로 끝내요. 세안 관련 시행착오는 <주사피부염 세안법>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4. 선크림을 무조건 매일 발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이 강박 버리는 게 제일 안 됐던 것 같아요. 피부관리의 기초는 자기 전 빼고 실내에서도 선크림 바르는 거라고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무조건 발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사피부염이 자외선에 취약하다 보니 더더욱 발라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계속 잘 맞는 선크림을 찾아 헤맸고, 결국 또 이중세안으로 이어지는 피부장벽을 무너뜨리는 루틴을 못 버렸어요.
지금은 안 발라도 괜찮다는 걸 알고, 대안도 많다고 생각해요.
피부가 살짝 예민해진 것 같으면 안 바르고, 햇빛 노출 시간이 적으면 그냥 안 발라요. 저한텐 선크림보다 피부 상태가 먼저인거죠. 그 외에는 무기자차 바르고, 세안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세안제로 바꾼 뒤로 크게 부담 없이 쓰고 있어요. 이 과정은 <주사피부염 선크림 후기>에 자세히 적었어요.
5. 피부가 좋아졌다고 방심했던 것
수란트라 쓰면서 확실히 좋아졌었어요. 붉은기도 줄고, 열감도 잦아들고. 그래서 이제 완치된 줄 알았어요.
근데 그 완치라는 생각이 오히려 방심으로 이어졌어요. 그게 결국 각질 제거로 이어졌고, 크게 재발하는 결과로 돌아왔어요. 지금은 완치라는 개념보다 '유지 관리'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수란트라 쓰면서 좋아졌던 과정은 <수란트라 크림 4주 사용 후기>에서 자세히 적었어요.
지금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피부를 고치려고 이것저것 더 했어요. 지금은 오히려 덜 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피부가 편안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 그게 저한테는 가장 효과적인 관리였어요.
여기서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 게 있어요. 이 다섯 가지를 쭉 정리하다 보니, 결국 이 실수들이 다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화장품을 바꾸는 것도, 각질 제거를 하는 것도, 세안을 열심히 하는 것도, 결국은 '뭔가를 더 해야 낫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들이었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주기보다, 자꾸 개입해서 더 빨리 좋아지게 만들려고 했던 거예요. 근데 주사피부염처럼 피부장벽이 예민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그 개입 하나하나가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이 시리즈 전체를 돌아보면, 결국 제일 중요했던 건 특정 화장품이나 특정 치료제 하나가 아니라 '자극을 줄이고 기다리는 태도'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주사피부염은 완치가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저도 언제든 다시 뒤집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최대한 관리하고 있어요. 지금 제가 지키는 원칙은 이래요.
- 화장품은 1~2개만 사용하기
- 피부를 최대한 만지지 않기
- 아침은 물세안, 저녁은 약산성 클렌저
- 외출 없는 날은 하루 한 번만 세안제 사용
- 과한 세안은 하지 않기
총정리
주사피부염은 빨리 낫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하게 되는 질환인 것 같아요. 저도 같은 실수를 여러 번 했어요.
근데 지금 돌아보면, 피부를 자꾸 바꾸려고 했던 것보다 피부가 회복할 시간을 기다려주는 게 훨씬 중요했어요.
혹시 저처럼 조급한 마음이 드신다면, 제 경험을 한 번쯤 참고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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