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피부염이 심했을 때는 사실 세안보다도 보습제가 더 어려웠어요. 순하다고 유명한 제품도 따갑고, 피부가 답답해지는 제품도 많았거든요. 결국 여러 제품 써보면서 저만의 기준이 생겼어요.

원래도 화장품에 관심이 많고 이것저것 써보는 걸 좋아해서 기초 화장품도 많이 샀었어요. 인스타나 유튜브 보고도 많이 사재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하나를 꾸준히 못 쓰고 조금만 따갑고 뒤집어지면 바로 화장품을 바꿨어요. 근데 이게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제품 자체 문제라기보다 피부가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였는데, 자꾸 화장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거예요. 여기서부터 제 화장품 대장정이 시작됐어요. 결국 뒤늦게 알게 된 건, 화장품보다 피부 상태를 먼저 안정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주사피부염 치료 과정은 「수란트라 크림 후기」에서도 자세히 적어 뒀었지만, 피부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사실 뭘 발라도 답이 잘 안 나오던 시기였어요. 오늘은 제가 직접 써본 보습제들이랑 지금 정착한 제품을 이야기해볼게요.


주사피부염이 심할 때는 보습제도 쉽지 않았어요

이때는 로션 하나 바르는 것도 아픈 시기였어요. 따갑고, 화끈거리고, 어떤 날은 괜찮다가 어떤 날은 못 쓰겠고. 대충 기억나는 것만 적어도 이 정도인데, 이거 말고도 자잘하게 많이 사재껴서 화장품 값만 대충 2~300만 원 혹은 그 이상은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에게 맞는 보습제를 찾기 위해 여러 제품을 써봤어요

닥터지 레드블레미쉬 클리어 수딩크림 잘 쓰다가, 주사피부염으로 피부가 더 예민해지면서 따가워졌어요. 그래서 피부 고민 잘 알고 있는 지인이 처방받아 쓰던 아스트라 아토베리어 로션을 선물해줘서 쓰게 됐는데, 이때 크림보다 로션이 저한테 더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근데 워낙 피부가 화가 많이 난 상태라서, 잘 쓰다가도 뒤집어지고 어떤 날은 괜찮은데 어떤 날은 따가웠어요. 아마 제품 문제라기보다 피부 자체가 예민해져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냥 계속 썼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그때는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바로 다른 걸로 바꿨어요. 근데 뭘 써도 계속 이런 패턴이었어요. 괜찮을 때는 잘 쓰다가, 늘 같은 루틴을 유지해도 갑자기 뒤집어지고 따가워서 못 쓰는 식이었죠.

그다음 뮤스템도 순하다고 해서 수딩&리페어 로션, 크림, 인텐시브 리페어 컨센트레이트 크림까지 3종을 다 썼어요. 3종을 같이 써야 효과를 본다고 해서 그렇게 썼는데, 이것도 잘 쓰다가 뒤집어지고 잘 쓰다가 또 뒤집어졌어요. 제품 자체 문제라기보다, 예민한 피부에 영양이 과했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라띠어리 토너&크림도 써봤어요. 지방산 0%로 전성분도 깔끔하고 좁쌀 트러블, 민감성에 좋다고 해서 샀는데, 토너는 그럭저럭 무난했던 것 같아요. 다 쓰고 더 이상 재구매는 안 했고, 크림은 저한테는 안 맞았어요. 이땐 제 피부가 주사피부염인지 지루성 피부염인지 그냥 트러블·홍조인지 정확히 몰랐을 때라, 그냥 예민·트러블·홍조에 맞춰서 샀던 것 같아요. 수부지라 그런지 조금 건조했고 딱 맞는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지루샵 세라케어 울트라스킨도 예민한 분들, 지루성 피부염 있는 분들이 많이 쓴다길래 써봤는데, 저한테는 그냥 보통이었어요. '굳이?' 싶은 느낌? 유튜브에서 예민한 피부엔 스킨(토너) 쓰지 말라는 얘기도 봐서, 이 제품 이후로는 스킨 자체를 안 쓰게 됐어요. 사실 아직도 집에 남아있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수부지라서 속보습, 피부장벽강화, 붉은기 완화 이런 문구 들어간 화장품을 브랜드 상관없이 많이 샀는데, 결론적으로 피부 문제 해결이 먼저였지 이런 문구가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어요.


결국 알게 된 기준

돌이켜보면 보습제를 바꿔서 피부가 좋아진 게 아니라, 피부 상태가 좋아지면서 보습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경우가 더 많았어요.

세럼이나 에센스류도 정말 많이 썼어요. 차앤박 더마앤서 액티브 부스트 PDRN 앰플, 픽셀바이옴 유산균 원액, 톤28 히알시카 세럼, 셀리맥스 노니 앰플 등등, 지금 기억나는 것만 이 정도예요.

결론은 이런 제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피부 건강한 사람한테는 좋은 제품들이겠지만 저한테는 아니었어요. 결국 쓰다 말다 한 게 아직도 남아있고, 가끔 바디로션에 섞어서 쓸 때도 있어요.

여기서 제가 알게 된 기준은 이래요. 향 없는 제품, 너무 무겁지 않은 제형, 오래 발라도 답답하지 않은 제품. 결국 성분이나 브랜드보다 이 세 가지가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코르테 더모 엔센셜 모이스처 알엑스 리차징 수분크림도 쓰다가 안 쓰다가 했어요. 순하고 트러블 안 나고 나쁘진 않은데, '딱 이거다' 하는 느낌은 없었어요. 제로이드도 나쁘지 않았어요. 근데 저한테는 약간 무겁게 발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아주 미세한 차이긴 해요. 제로이드도 추종자가 많은 제품인데, 저는 제로이드보단 아스트라가 더 잘 맞았어요. 바이오더마 아토덤 인텐시브 밤은 너무 리치하고 꾸덕한 느낌이었고요.


결국 제가 정착한 보습제

현재 제일 잘 맞아서 쓰고 있는 건 피지오겔 프로 리스토어링 로션이에요.


피지오겔 프로 리스토링 로션 손등에 발라본 텍스처


이건 다른 화장품 사면서 우연히 샘플로 받았어요. 여행 갈 때 그 샘플지를 들고 갔는데, 예민해진 피부에 조금 발라보고 다음 날 편안하고 붉은기가 가라앉은 걸 보고 여행 내내 그 샘플 하나로 아껴서 발랐어요. 한 번 써보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코르테 선크림 사면서 이 샘플을 한 번 더 받게 됐어요. 그때 다시 써보고 '이거 본품 사야겠다'고 결심해서 구입했고, 지금까지 쭉 잘 쓰고 있어요.

이거 쓰면서 속건조도 많이 잡히고, 적당한 유수분 밸런스가 맞춰진 느낌이에요. 지금도 가끔 얼굴이 예민해질 때가 있는데, 이거 쓰면 잘 가라앉고 무엇보다 피부가 편안해요. 잘 숨 쉬는 느낌이랄까요. 로션이 묽은 타입이라 바를 때 부담도 없고, 막이 쳐진다는 느낌도 덜해요. 이건 꾸준히 계속 쓸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어요.

화장품 성분보다 제 피부 반응을 더 믿게 됐어요

성분도 물론 참고는 해요. 근데 결국 기준은 제 피부 반응이었어요. (이건 선크림 고를 때도 똑같았어요. 성분 좋은 제품이 꼭 저한테 맞는 건 아니었거든요.) 성분표가 아무리 깔끔해도 사바사, 케바케라서 결국 제가 직접 써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지금은 이렇게 보습하고 있어요

지금 제 루틴은 이래요.

  • 세안 후 바로 발라줌
  • 피부가 건조할 때만 살짝 덧바름
  • 많이 바르기보다 적당히만 바름

세안도 최대한 자극 없이 하고, 세안 후에는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편이에요. 제가 평소에 하는 세안 방법은 주사피부염 세안법 글에서 따로 정리해두었어요.

주사피부염 심할 때는 보습제도 너무 많이 바르는 게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세안 후 콩알만큼 짜서 얼굴 전체에 아주 얇게 소량 바르고, 그 후에 특히 건조한 부분만 조금 더 발라요. 근데 사실 대부분은 소량만 바르고 끝나는 편이에요.


총정리

예전에는 비싼 보습제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주사피부염을 겪고 나서는, 제 피부가 편안한 제품이 가장 좋은 보습제라는 걸 알게 됐어요.

결국 저에게는 유명한 보습제보다 피부가 편안한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