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표 보는 법을 정리하면서, 결국 성분표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렸었어요.

(자세한 내용은 민감성 피부 성분표 보는 법, 저는 이 성분들을 피합니다에 정리해두었어요.)

주의 성분이 없다고 나온 제품도 저한테는 안 맞는 경우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그다음 단계, 제가 새 제품을 실제로 어떻게 테스트하고 도입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1. 성분이 단순한 제품부터 고릅니다

가장 먼저 하는 건 역시 성분표 확인이에요. 성분 개수가 적고 구성이 단순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릅니다.

성분이 많이 들어간 제품일수록 어떤 성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나중에 파악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반대로 성분이 단순하면 혹시 트러블이 나더라도 원인을 좁혀나가기가 훨씬 수월했어요.


2. 대기업 제품, 그중에서도 더마 코스메틱 위주로 고릅니다

두 번째 기준은 브랜드예요.

저는 잘 모르는 신생 브랜드보다는 대기업에서 나온 제품 중에서 고르는 편이에요. 이렇게 하니 확실히 실패 확률이 줄더라고요. 이 기준에 도달하기까지 화장품에 쓴 돈이 적지 않았어요. 그 과정은 [주사피부염 화장품 추천, 수백만 원 써보고 결국 정착한 루틴]에 정리해뒀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피부과에서 처방하거나 추천하는 더마 코스메틱 제품들은 실패할 확률이 더 낮았어요. 아무래도 이런 제품들은 민감성 피부나 트러블 피부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저 같은 피부에도 무난하게 맞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기능성 제품은 원액 그대로 쓰지 않고 로션에 섞어서 씁니다

기능성 제품은 저한테 가장 조심스러운 카테고리예요.

비타민C 세럼을 예로 들면, 처음에는 단독으로 발랐다가 따가워서 바로 세수했던 적이 있어요. 그 뒤로는 원액 그대로 바르지 않고, 로션에 한두 방울 섞어서 발라요.

이렇게 희석해서 바르니 확실히 자극이 덜했어요. 고농축 성분을 그대로 얼굴에 얹는 것보다, 로션에 섞어서 농도를 낮춘 상태로 바르는 게 저한테는 훨씬 안전한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민감성 피부 저녁 루틴에서도 잠깐 언급했었어요.)

다만 이 방법이 모든 기능성 성분에 통하는 건 아니었어요. 레티놀은 로션에 섞어서 발라도 저한테는 여전히 자극적이었고, 그래서 지금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같은 '희석'이라는 방법을 써도 성분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걸 이때 알게 됐어요.


저만의 판단 기준, '따가운 느낌'이 오면 바로 멈춥니다

저는 기능성 제품이 저한테 안 맞을 때 나타나는 신호가 명확한 편이에요. 바로 따가운 느낌이에요.

이 느낌이 오면 저한테는 안 맞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그 즉시 사용을 멈춥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고 참아본 적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았던 적은 없었어요. 제가 놓쳤던 신호들에 대해 [주사피부염 초기증상, 내가 놓쳤던 3가지 신호]에 적워뒀어요. 

그래서 지금은 기능성 제품을 대할 때 이런 순서로 판단해요.

  1. 원액 그대로는 최대한 피하고, 로션에 섞어서 시도
  2. 섞어서 발랐을 때도 따가운 느낌이 들면 바로 중단 (레티놀이 여기 해당했어요)
  3. 순한 편이라고 알려진 성분이라도, 섞어 바르는 방식을 기본으로 유지

즉, 아무리 순하다고 알려진 성분이라도 원액 그대로 쓰기보다는 희석해서 쓰는 걸 기본값으로 두고, 그마저도 자극이 느껴지면 미련 없이 손을 떼는 게 제 방식이에요.


참고로, 일반적인 패치테스트 방법은 이래요

제 경험 위주로 말씀드렸지만, 혹시 패치테스트 자체가 처음이신 분들을 위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도 함께 정리해볼게요.

참고로 대한화장품협회는 팔 안쪽이나 귀 뒤처럼 피부가 부드러운 부위에 아주 소량을 바르고 24-72시간 정도 방치하면서 가려움이나 물집이 생기는지 확인하라고 안내하고 있어요. 그동안 붉어짐, 따가움, 부어오름 같은 반응이 없으면 얼굴에 써보는 식이고요. 

다만 이게 염모제 기준으로 안내되는 방법이라, 일반 스킨케어 제품의 자가 테스트에 대해 정해진 공식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저는 사실 이렇게 꼼꼼하게 팔이나 귀 뒤에 테스트하고 기다리기보다는, 성분과 브랜드로 먼저 거르고 바로 얼굴에 소량 발라보는 방식을 주로 써왔어요. 

다만 자극에 특히 예민하시거나, 이전에 알레르기 반응을 겪어보신 분이라면 이렇게 정석대로 팔 안쪽이나 귀 뒤에서 먼저 테스트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병원에서 하는 첩포검사는 이것과 다른 검사입니다.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이 뭔지 찾아내는 의학적 검사라서, 제가 여기서 말하는 '집에서 해보는 테스트'와는 목적이 다릅니다. 참고해주세요.


정리하자면

제가 새 제품을 테스트할 때 지키는 기준은 이래요.

  • 성분이 단순한 제품 우선 선택
  • 대기업, 특히 더마 코스메틱 제품 위주로 시도
  • 기능성 제품은 원액이 아닌 로션에 희석해서 사용
  • 희석해도 따가운 느낌이 들면 그 즉시 중단 (레티놀처럼 성분에 따라 다름)

성분표로 1차 필터링을 하고, 그다음은 이런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직접 테스트해보는 게 지금까지 제가 찾은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어요.

이 방법 역시 제 피부 기준의 경험이라, 모든 민감성 피부에 똑같이 적용되진 않을 수 있어요. 다만 새로운 제품을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막막하셨던 분이라면, 제가 쓰는 이 순서가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