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루틴을 최소화한 이야기를 전에 한번 정리했는데, 저녁은 조금 다르게 관리하고 있어요.

(아침 루틴이 궁금하시다면 민감성 피부 아침 루틴, 최소한으로 정리한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아침은 물세안 위주로 최대한 단순하게 가져간다면, 저녁은 하루 동안 얼굴에 쌓인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이라 조금 더 신경을 씁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이중 세안에 스킨, 로션, 에센스까지 다 챙기는 건 아니고요. 루틴에서 하나씩 덜어내다 보니 지금 형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저녁마다 어떻게 루틴을 가져가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정리하게 됐는지 말씀드려볼게요.


외출을 안 한 날은 저녁에도 특별히 하지 않아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는 하루 종일 집에 있었던 날에는 저녁에 특별한 걸 하지 않아요.

아침에 로션을 발랐다면, 저녁에 굳이 다시 세안하거나 보습을 추가하지 않습니다.

이건 피부에 어느 정도의 유분이 있는 게 오히려 건강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되고 나서 바뀐 습관이에요. 외출도 안 하고 화장도 안 한 날이라면, 얼굴에 크게 오염될 일도 없으니 굳이 세안을 더 하거나 보습을 겹쳐 바를 필요가 없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그래도 저녁인데 뭔가는 발라야지'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피부에 더 편한 선택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걸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어요. [주사피부염 치료 기간] 만 2년 8개월이었는데, 그 사이에 루틴에서 하나씩 덜어내다 보니 지금 형태가 됐거든요.


다만 여름철엔 예외예요

이 원칙에도 예외는 있어요. 여름철에는 솔직히 유분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찝찝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거든요.

그럴 땐 저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다시 물세안을 하고 보습을 하거나, 약산성 세안제로 가볍게 세안한 뒤 보습을 합니다.

이것도 매일은 아니고 정말 유분이 많이 느껴지는 날에만 하는 거라,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원칙이라기보다는 그날그날 피부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에요.


화장한 날은 이렇게 정리해요

화장을 했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져요.


1. 클렌징 패드로 포인트 메이크업만 먼저

가장 먼저 클렌징 패드로 포인트 메이크업, 특히 눈화장과 입술화장 부분만 먼저 지워줘요.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문지르지 않고 살살 닦아내는 거예요. 눈가와 입술 주변은 피부가 얇고 예민한 부위라, 세게 문지르면 그 자체로 자극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패드에 리무버를 충분히 적셔서, 문지르기보다는 얹어놓고 스며들게 한 다음 가볍게 닦아내는 방식으로 합니다.


2. 클렌징 하나로 한 번에 지우기

포인트 메이크업을 먼저 정리한 다음에는, 클렌징 제품 하나만 사용해서 얼굴 전체를 한 번에 지워요.

예전에는 클렌징 로션으로 1차, 세안제로 2차, 이렇게 이중으로 했었는데, 지금은 클렌징 하나로 끝내는 걸로 정리했어요. 이중세안을 끊고 실제로 뭐가 달라졌는지는 [주사피부염 세안법, 이중세안을 끊고 달라진 점] 에 따로 정리해뒀어요.여러 번 씻어내는 것보다, 한 번을 씻더라도 부드럽게 제대로 지우는 쪽이 저한테는 더 잘 맞았어요.


3. 로션으로 보습 마무리

세안이 끝나면 로션으로 보습을 마무리해요. 아침과 마찬가지로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로션 하나로 끝냅니다.


가끔은 저도 기능성 제품이 쓰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여기서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기능성 화장품을 쓰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사둔 비타민C 세럼 같은 것들이 아직 남아있기도 하고요.

그럴 때는 세럼을 단독으로 바르지 않고, 로션에 한두 방울 섞어서 한 번에 발라요.

이렇게 하면 세럼을 그대로 발랐을 때보다 확실히 자극이 덜하고, 피부에도 무리가 덜 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고농축 성분을 로션으로 한 번 희석해서 바르는 셈이니, 피부가 받아들이는 부담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것도 자주 하지는 않아요. 많아야 주 1~2회 정도로 제한하고 있어요. 매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예전에 앰플과 세럼을 매일 겹쳐 바르다가 피부가 심해졌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참는 편이에요. 그때 뭘 잘못했는지는 [주사피부염 때 가장 후회했던 5가지]에 정리해뒀습니다.


아침과 저녁, 결국 기준은 같았어요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아침과 저녁 루틴이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 기준은 같더라고요.

꼭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아침에는 물세안과 로션 하나로 끝내고, 저녁에는 화장 여부와 계절에 따라 조금씩 조절하되 역시 단계를 늘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끔 기능성 제품이 쓰고 싶을 때도 원액 그대로가 아니라 희석해서, 그마저도 빈도를 제한해서 사용하고요.


정리하자면

저녁 루틴에서 제가 지키는 원칙은 이래요.

  • 외출도 안 하고 화장도 안 한 날은 특별히 더 하지 않기
  • 여름철 유분이 많이 느껴지는 날에만 예외적으로 세안과 보습 추가
  • 화장한 날은 포인트 메이크업 먼저, 그다음 클렌징 하나로 한 번에
  • 기능성 제품이 쓰고 싶을 땐 로션에 섞어서, 주 1~2회로 제한

이 루틴 역시 어디까지나 제 피부에 맞춰서 찾아낸 방식이에요. 모든 민감성 피부에 똑같이 적용되는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저처럼 저녁 루틴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계셨다면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