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의원 찾아갔던 그날

한의원에 처음 상담을 갔던 날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때 제일 힘들었던 건 사실 양 볼에 올라온 붉은 구진보다 얼굴 열감과 홍조였어요. 얼굴이 하루 종일 뜨겁고 화끈거리고 따가웠거든요.

보통 피부 트러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트러블보다 열감이 훨씬 힘들었어요.

누가 말만 걸어도 얼굴이 확 달아올랐고,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면 더 심해졌어요. 그렇다고 혼자 있으면 괜찮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어요. 아무 이유 없이 가만히 있어도 얼굴이 붉어졌고, 피부 안에서 계속 열이 올라오는 느낌이었거든요.

그 시기가 지금까지도 열감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예요.

정말 제 얼굴이 제 얼굴 같지 않았습니다.

주사피부염으로 한의원을 처음 방문하기 전 얼굴 상태를 기록한 개인 사진
한의원 치료를 시작하기 전 직접 남겨둔 개인 기록 사진입니다.


왜 피부보다 몸부터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했을까

한의원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하기 전에, 제가 처음 어떤 증상으로 힘들었는지는 이전 글에서 먼저 정리했습니다.

▶ 이전 글 : 주사피부염 초기증상, 내가 놓쳤던 3가지 신호 

한의원을 선택한 이유도 이런 고민과 맞닿아 있어요.

사실 저는 주사피부염 말고도 오래전부터 만성 알레르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혹시 몸 안에서부터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피부만 치료하는 것보다 몸의 균형부터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속부터 다스려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물론 지금 돌아보면 이건 어디까지나 당시의 제 개인적인 판단이었습니다.

첫 상담, 그리고 시작된 치료

상담을 가서 진맥도 하고, 평소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도 꽤 오래 나눴어요.

원장님은 몸의 열을 낮추는 방향으로 치료해 보자고 하셨고, 한약과 침 치료를 함께 시작했습니다.

치료 기간은 짧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비용도 솔직히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침 치료를 받았고, 두 달 동안 한약을 복용했어요.

식습관도 많이 신경 쓰라고 하셨습니다. 커피, 술, 인스턴트 음식, 밀가루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고, 가려야 하는 음식도 꽤 많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식습관은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습니다.

대신 아직도 확실히 기억나는 건 한약 맛이에요.

정말 놀랄 만큼 썼거든요. 첫 번째 한약도 꽤 썼는데 두 번째 한약은 그보다 더 썼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 맛은 잊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는 일이 반복됐어요.

치료를 시작했다고 바로 좋아진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때는 피부 자체가 워낙 예민한 상태라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고, 또 괜찮아지나 싶으면 다시 붉어지는 일이 계속 반복됐어요.

두 달 동안 한약을 먹고 매주 침 치료도 받았는데, 그때는 '이거 진짜 좋아지고 있는 거 맞나?'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치료를 받던 중 5월에는 울릉도로 여행을 갔던 적도 있었는데요.

햇빛을 오래 쬐니까 얼굴이 따갑고 열감이 심해져 여행 중에도 꽤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선크림도 바르고 모자도 썼는데도 일정이 끝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따가웠어요.

그때는 그냥 '날씨 때문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저에게는 햇빛을 오래 받는 상황 자체가 피부를 더 예민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 변화가 치료 덕분인 건지 아니면 원래 증상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이었던 건지 저도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주사피부염 한의원 치료 약 2개월 후 얼굴 변화를 기록한 개인 사진
한의원 치료 약 2개월 후 촬영한 개인 기록 사진입니다.
이후에도 증상은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한약을 더 먹지 않았던 이유

두 달이 지나고 나서 원장님은 한 달 정도 더 복용해 보자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한약을 더 먹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어요.

비용도 부담됐고, 당시에는 홍조와 열감이 처음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이 정도면 이제 괜찮아진 거 아닐까?'라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거기에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그때 한약을 한 달 더 먹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아니면 식습관을 더 철저히 지켰다면 피부도, 알레르기도 조금 더 좋아졌을까.

솔직히 지금도 그 답은 모르겠습니다.

분명 좋아졌다고 느낀 시기는 있었어요.

특히 얼굴이 하루 종일 불타는 것 같던 열감은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부 고민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열감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았지만, 대신 한 번씩 피부가 갑자기 뒤집히는 일이 반복됐어요.

저는 원래 트러블이 많은 피부는 아니었는데도 이유를 알 수 없이 예민해지고 붉어지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는 '혹시 화장품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정말 많이 해봤어요.

좋다는 화장품도 바꿔 보고, 고무팩도 해보고, 식염수 팩도 해보고.

인터넷에서 좋다는 방법은 거의 한 번씩 따라 해봤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피부가 좋아질 수만 있다면 뭐든 해보고 싶었거든요.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한의원 치료가 제 피부 고민의 끝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피부는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결국 저는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피부과를 찾게 됩니다.

▶ 다음 글 : 결국 피부과를 찾은 이유와 수란트라 치료 후기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치료 반응이나 결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한방 치료와 양방 치료 모두 본인의 상태에 맞게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